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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 작성시간 : 2009/05/28 17:26
뭐랄까.
편안하다. 안락하다. 라고 귀가를 설명하기에는,
너무 풍부한 기분을 식상하고 일반적인 기분으로 치부하는 것 같아서
이 마음을 글로 적는 걸 멀리하고 있었나보다.
말 못할 숱한 일들이 지나가고
외부와의 소통을 단절한 채
내 집, 내 나와바리에서 행복하게 뽕뽕뽕 떠다니다가,
문득, 기록병이 도지다.
부족하나마, 어설프게나마, 내 이런 요즘을 적어야 할 것만 같아서,
글로 표현된 것들만 미래에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에.
또 횡설수설할 수 밖에 없는 글에 첫 한마디를 적어본다.
뭐랄까.
음.
1년 사이에 나 많이 변했더라.
모나고 굳고 뾰족한 것들이 다독여진,
사막의 선인장에서 오아시스로 변해있다고 하면 너무 자화자찬인가?
묵직해져 있다. 평화로와졌고.
떠날 때에는 분명한 좁은 길을 한 달음에 달려갈 듯한 기세로 꼬물거리던 꼬마였다면,
다시 인천공항을 밟은 정한솔은... 음.
오히려 길을 잃은, 아무도 밟지 않은 길을 내다보는.
그렇기에 더욱 더 여유 있고, 흥분된 모습을 긴 항해를 계획해보는.
침착함.
1년만치의 어른으로 성장해 있더라.
세상에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이라고 외치고 싶었다.
그 생각엔 변함없지만, 사랑에 대한 정의가 변했는지도 모르겠다.
가슴이 타오를 것 같은 뭉클함도, 내 삶 전부를 떨쳐놓고 온 열정을 바치는 것도 사랑이겠지만.
잔잔하게 떠나주는 것도, 조용히 바라봐주는 것도,
사랑하는 대상에게 회복할 수 없을만큼의 상처를 내주는 것도, 사랑이다.
우린 모두 사랑으로 움직이고, 사랑으로 멈추고, 사랑으로 살아간다.
내가 지금까지 이 곳에 서 있는 것도,
주변에서 그들의 방식대로 내게 끊임없이 퍼다 준
사.랑.
그 파도에 이리저리 치어 표류하다 표류하다.
집에 온 기분이다.
그렇다구, 이게 종점은 절대 아니다.
마라토너가 미친 듯이 달려 종점에 들어와 잠시 숨을 쉬며 환호를 들으며
사랑하는 사람의 달콤한 포옹에 잠겨 있어도,
그 승리의 순간은 잠시, 그 다음 기록에 대한 흥분으로 식은 몸을 다시 달군다.
일등으로든 꼴등으로든, 어쨌든 난 한번의 종점, 아니, 정류장에 도착했고,
그 편안함과 안락함을 즐기면서도, 그 다음 여정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과 흥분과 공포에
불면의 밤들은 끊김없이 지속된다.
... 오랜만에 적은 나의 일상은. 정말 정신이 없구나.
이래서 사람은 참으면 안된다니까. 삭힌 여드름처럼 뽀록! 안의 것들이 여기 저기 튀어 나와 정신없다.
그래도. 뭐랄까.
I'm home.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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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펀드. 웨딩펀드. 음흠. 말을 아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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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감독님 aka 정한솔 매니져님께서 그 크고 단단한 부리에 일을 물어오셨다.
이젠 한국과 연을 잠시 끊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찌된게, 빌리 엘리엇 가사작업을 하게 생겼다.
미팅은 다음 주 화요일. 하하하. 오랜만에 가사 쓸 생각에 괜히 신난다.
나, 이 일 좋아하나보다. (연출보다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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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가슴 설레고 생각만 해도 눈물 나는 프로젝트를 구상해본 적이 있나?
나 요즘 그렇다. 그냥 이대로 돌아버릴 것만 같게 집착한다. 리진.
시박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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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요즘 몸이 너무 이상하다.
자꾸 재워달라고 소용돌이를 친다.
그리고 살이 디룩디룩 찐다. 아무리 친정이 편하다지만,
귀가하자마자 하루에 1키로씩 찌는 몸에 시껍하여
운동 좀 할라치니까, 바로 발목이 꼬꾸라져서 또 절음발이 인생이다.
나 대체 왜 이러니. 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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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이 너무 좋다. 플룻보다 묵직하고 오보에보다 외로운.
우리 냄새 나는 아픈 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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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지가 온대놓고 코빼기가 아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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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별과 빈군과 오션월드 가야대는데! 가고 싶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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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군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빈군 알바 구해주느라 허리가 휜다.
올슉업 통역을 찾길래 슬쩍 추천한 것이, 어째 인연이 되나보다.
뭐, 돈도 벌고 좋지 뭐. 안 그래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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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길. 내 사명. 놓아진, 정리된 돌담길이 아니라
내가 헤쳐 나가야할 숲풀이라는 게 더욱 더 선명해진다.
까짓것, 한번 사는 인생, 빡세게 지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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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한국이 너무 좋다.
chokkie
2009/05/28 17:26
2009/05/28 17:26
